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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배당주는 고배당주가 아니다

고배당주라고 불리는 주식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S-Oil(010950), 한국쉘석유(002960), SK 텔레콤(017670) 같은 종목들이다. 고배당주는 배당을 많이 주는 주식을 의미하고, 다르게 표현해본다면 배당수익률이 높은 주식이다. 배당수익률은 배당금을 주가로 나눠서 계산한다. 이 때 배당금은 마지막으로 지급된 배당금을 사용하고, 주가는 마지막 거래일 주가를 주로 사용한다. 예를 들어 S-Oil의 2017년 배당금은 5,900원이었다. 이를 2018년 9월 14일 주가인 129,000원으로 나눠주면 배당수익률이 계산된다. 5,900/129,000=0.0457로, 즉 배당수익률은 4.57%가 된다. 같은 날 기준 금리는 1.5%이고, 은행 예적금 이자는 1%에서 2% 안팎일 것이다. 대부분 주식의 배당수익률은 이 정도 범위를 벗어나지 않거나 더 낮은 편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볼 때 기준 금리보다 3배나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S-Oil은 분명히 고배당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주식의 주가가 떨어지면 배당수익률은 더욱 올라간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고배당주들은 주가에 하방경직성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건 그것대로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이는 배당수익률에는 중요한 특징이다. 주식은 예적금처럼 고정된 금리로 이자를 지급하는 금융상품이 아니다. 앞서 배당수익률이 마지막 배당금과 마지막 거래일의 주가로 계산된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하지만 다음 주기의 배당금은 미정이다. 또한 개별 주주의 배당수익률은 자신이 거래한 주가에 의해서도 계산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식을 어제 종가인 129,000원에 샀다면 배당수익률은 4.57%가 되지만, 지난 52주 최저가인 100,000원에 구입한 사람의 배당수익률은 5.9%가 된다. 차기의 배당금이 6,500원이라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129,000원에 구입한 사람의 배당수익률은 5.03%가 되고, 100,000원에 구입한 사람의 배당수익률은 6.5%가 된다. 같은 주식에 대해서 모든 사람이 얻는 시세차익(손)이 다르듯이 배당수익률도 다르게 계산된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배당은 예금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예금 이자는 돈의 사용료에 해당한다. 이 사용료는 미리 약정한 이자율로 정해지며 달라지는 일이 없다. 배당은 기업의 순이익 중 일부를 주주에게 돌려주는 일이다. 그런데 기업의 순이익은 늘어날 수도 있고 줄어들 수도 있다. 적자가 난 기업이 배당금을 주는 경우는 드물다. 반면이 기업의 이익이 꾸준히 늘어나면 배당금도 꾸준히 늘어난다. 배당금이 늘어나더라도 배당수익률은 일정한 구간에서 움직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2015년 종가 5000원인 기업이 100원을 배당금으로 준다면 배당수익률은 2%가 된다. 2016년 종가가 6000원이고 배당금이 120원이라면 배당수익률은 여전히 2%이다. 배당금은 늘었지만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계산한다면 배당수익률은 같은 것이다. 하지만 이 2015년에 5000원에 주식을 구입한 사람에게는 2016년의 배당수익률은 2.4%가 된다. 순이익이 성장하고, 이에 따라 배당금이 성장하는 기업의 주주는 매년 배당수익률이 증가하게 된다.

고배당주란 배당수익률이 높은 주식을 의미하고, 배당수익률은 특정 시점의 정보를 바탕으로 계산되어진다. 여기에 함정이 있다. S-Oil은 고배당주지만, 지난 10년간 배당금은 들쭉날쭉해왔다. 가장 많은 배당금이 지급된 2016년에는 6,200원의 배당금이 나왔지만(배당수익률 7.32%), 가장 적은 배당금이 나온 2014년에는 150원(0.32%)이 지급되었다. S-Oil은 주로 고배당주로 분류되지만 매년 배당금은 심하게 변한다. 고배당주를 모아놓은 ETF인 Kodex 고배당 상위 10개 주식의 지난 10년간 배당금 추이를 살펴보자.

특별한 패턴을 찾을 수 없다. S-Oil의 배당금은 변동성이 심하다. 삼성화재의 배당금은 성장하는 추세가 보인다. SK텔레콤의 배당금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일정 수준을 유지해왔다. 이 주식들은 단지 특정시점에 배당수익률이 높은 주식들을 모아놓은 것 뿐이다. 앞으로도 배당금이 높으리라는 보장은 없으며, 또한 배당수익률이 증가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주식 투자를 좀 더 길게 바라본다면 이러한 함정을 피해갈 수 있다. 좋은 사례가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액면가를 기준으로) 2008년에 110원을 배당했다. 2009년 160원, 2010년 200원, 2011년 110원으로 배당이 줄었다가 2012년 160원, 2013년 286원, 2014년 400원, 2015년 420원, 2016년 570원, 2017년 850원으로 꾸준히 배당이 증가해왔다. 삼성전자의 현재 시점 배당수익률은 1.85%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10년간 저점인 8,000원(현재 액면가 기준)에 매수했다면, 2008년의 배당수익률은 1.3%가 되고 2017년에는 10.6%가 된다. 이는 저점에 매수해서 10년간 주식을 매수했다는 가정을 한 경우이다. 그동안 주가는 6배가 올랐다. (8,000원에 매수한 사람의) 배당수익률은 이보다 더 많은 8배가 증가했다. 더욱이 삼성전자의 배당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추세라면 (같은 금액을 보유했을 때) 고배당주로 분류되는 주식들을 장기간 보유한 것보다 누적 배당금이 많아질 것이다. (놀랍게도(?) 삼성전자는 Kodex 고배당 ETF에는 포함되어있지 않다.)

장기간에 걸쳐서 바라본다면 고배당이라는 단어는 전혀 다른 기업들을 향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10년간 보유했다면 배당수익률은 10%에 달한다. 올 해 배당금을 많이 받고 싶다면 현재 시점의 배당수익률을 순위 내고 그 기업에 투자하면 된다. 아니면 고배당 ETF에 투자하면 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배당수익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할 일은 조금 다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저평가된 성장하는 기업 중에서 배당성향이 유지되거나 증가하는 기업을 찾아내면 고배당주보다 더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하고, 더 많은 배당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일이 정말로 실현된다면 그 주식의 주가는 훨씬 더 많이 올라있을 것이다. 기업 투자의 본질은 변함이 없다.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좋은 기업을 찾을 것, 그리고 가능한 싸게 매수할 것.

‘절대로 배당은 거짓말하지 않는다’의 켈리 라이트는 블루칩을 찾기 위한 까다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1. 배당이 과거 12년 동안 5배 이상 증가해야한다.
  2. 신용평가회사 S&P에서 부여하는 기업 퀄리티 순위가 “A” 등급이어야 한다.
  3. 적어도 500만 주 이상의 보통주가 시장에서 거래되어야 한다.
  4. 최소한 80명의 기관투자자가 해당 기업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5. 최소 25년 동안 배당이 중단된 적이 없어야 한다.
  6. 과거 12년 중에 최소한 7년은 기업이익이 계속 증가해야한다.

단순히 배당을 많이 준다고 고배당주인 것이 아니다. 아니 적어도 단순히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배당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켈리 라이트도 이야기하지만 그의 방법도 결국 가치 투자의 변종이고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좋은 기업을 찾는 방법론으로 귀결 된다. 단지 그 방법이 배당에 관련된 지표들을 살펴보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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