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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자산의 가치 계산하기, 투자를 배워야하는 이유

부자 아버지는 두 꼬마들에게 “자산은 네 지갑에 돈을 넣어 준다”고 설명했다.

—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2장 왜 금융 지식을 배워야 하는가 중, 로버트 기요사키

단식 부기는 현금의 흐름만을 추적한다. 반면에 복식 부기는 자산을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여전히 미스터리한 부분이 있다. 돈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나는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로버트 기요사키가 적절하게 제시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자산이다.

자산은 모두 같은 자산이 아니다. 어떤 자산을 돈을 만들어내고, 어떤 자산을 돈을 까먹는다. 위의 인용에서 로버트 기요사키가 이야기한 자산은 바로 돈을 만들어내는 자산에 해당한다. 이런 자산의 예로는 부동산, 주식, 채권, 어음, 지적 자산 같은 것들이 있다. 반면에 돈을 까먹는 자산으로는 자동차나 사치품 같은 것들이 있고, 그리고 (인플레이션으로 가치를 잃어가는) 현금이 있다.

자산과 수입은 어떤 관계를 가진다. 네 지갑에 돈을 넣어 준다는 것은 바로 그런 의미이다. 그런데 반드시 수입이 자산으로부터오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근로소득은 외부에서부터 발생한다. 따라서 자산과 근로소득을 비교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하지만 자산이라는 것에 특별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상상력을 발휘해볼 필요가 있다. 현금이나 부동산이 자산이라면 또 다른 것들도 자산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족 간의 사랑이라던가 미래에 발현될 내 자신의 재능이라던가 이런 것들도 자산 항목에 넣어두고 내 맘대로 가치를 매길 수 있을 것이다. 영화를 보면 가족 간의 사랑으로 역경을 견뎌내기도 하는데 그것에 ‘가치가 없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예를 들어 가족간의 사랑을 100억원으로 평가하고 자산으로 편입시킨다고 해보자. 그런데 이 자산에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두 가지 이유에서 그렇다. (공감할 만한) 평가 기준이 없고, 유동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주머니에 돈을 찔러주지 않는다. 이는 적어도 좋은 자산은 아니다. 그저 의미없는 자기 만족일뿐이다.

근로소득을 발생시키는 자산을 한 개인의 노동자산1이라고 해보자. 유동성은 없다. 하지만 노동자산은 추상적 가치와 달리 생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입을 만들어낸다. 또한 이러한 수입을 기준으로 다른 자산과 비교해서 가치를 산정해보는 것이 가능하다. 가치를 계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예를 들어 연봉은 3000만원이고, 예금의 이자율을 2%라고 해보자. 노동자산의 가치는 2% 이자율로 3000만원을 벌 수 있는 금액으로 계산할 수 있다. 이는 연봉/이자율로 계산할 수 있다. 30,000,000/0.02는 15억원이다. 15억원이 있으면 예금 이자로 연봉에 해당하는 금액이 주머니에 들어올 것이다. 연봉 3000만원을 받는 노동자는 15억원짜리 정기 예금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다. 연봉만큼의 불로소득으로 얻기 위해서는 15억원이 필요하다.

노동자산의 가치를 계산할 때 이자율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자율이 3%라면 노동 자산의 가치는 10억으로 줄어든다. 노동 자산의 가치가 줄어드는 것은 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마치 이는 자신의 노동 가치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여서 기분이 나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연 3%의 이자율이면 10억원으로 연봉만큼의 불로소득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5억원이 줄었다.

어떤 사람은 투자의 귀재다. 이 사람은 지난 10년동안 투자 수익률이 매년 20%였다. 이자율 대신 이 수익율을 사용한다면 이제 노동 자산의 가치는 1억 5000만원으로 줄어든다. 15억은 보통 사람들에게 상상할 수 없이 큰 금액이지만, 1억 5000만원이면 충분히 상상 가능한 금액이다. 하지만 투자 수익률을 매년 20%씩 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노동 자산의 가치가 이자율 혹은 수익률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점이다. 이와 같이 투자 활동을 통해서 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면 노동 자산의 가치는 훨씬 작아지게된다.

합리적으로 이야기해본다면 노동 자산의 가치는 15억원(이자율 2%)에서 3억원(수익률 10%) 정도 사이에서 결정된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이때 노동자산의 평가금액은 단순히 현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수익률 자체가 노동 자산을 대체하기 위한 자산의 수익률에 해당하는 것이고, 이러한 좋은 자산을 자신의 노동 자산의 가치만큼 확보해야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누군가 진정 부자가 되고자 한다면 어느 시점에서는 자산 가치가 노동 자산의 가치를 뛰어넘어야한다. 즉, 자산으로부터의 소득이 근로소득을 뛰어넘어야한다. 근로소득을 뛰어넘는 데 필요한 자산 K는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다.

( L / r ) - A = K

K는 노동 자산(L/r)의 가치에서 현재 보유한 자산(A)의 가치를 뺀 금액이다. 이 때 A는 모든 자산을 의미하지 않는다. 앞서 가정한 이자율이나 수익율 r을 얻을 수 있는 자산만을 의미한다.2 그리고 이 K를 1년간 쌓는 자산으로 나눠주면 K가 0이되는 시점을 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연봉 3000만원, 이자율2%, 1억의 자산을 가정하면 K는 14억원이 된다. 그리고 1년에 모을 수 있는 최대 자산을 1,0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K가 0이 되기까지 140년이 걸린다. 인간의 수명을 초월해버렸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2%의 수익률도 낼 수 없는, 즉 예금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K가 무한대이므로) 이 기간이 무한대로 늘어나버린다는 점이다. 이런 사람은 절대로 자산소득이 근로소득을 따라잡을 수가 없다. 반면에 r을 높일 수 있다면 K가 0으로 수렴하는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연봉 3000만원, 수익률 6%로 가정하면 노동자산은 5억원이 된다. A를 1억원으로 가정하고, 매년 1000만원씩 모은다고 가정한다면 4억원(K)을 모으는데 40년이 걸린다. 여전히 힘들지만 좀 더 현실적인 기간이 되었다.

실제로는 이보다 복잡하고, 더 짧을 수 있다. 연봉인상을 통해 자산을 늘릴 기회를 만들어야하고(이 때 연봉인상율 보다 자산으로 이전되는 금액의 비율이 더 커야 유리하다), 자산을 통해 얻은 투자 수익이 더해져야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투자를 이야기하면 종잣돈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종잣돈은 중요하다. 그런데 그 이유가 대박을 터트리려면 종잣돈이 커야하기 때문은 아니다. 위의 수식에서 종잣돈은 A에 해당한다.3 종잣돈이 클수록 자산에서 얻는 수익이 커지고 K가 0이 되는 기간을 훨씬 더 빠르게 줄일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두 예를 비교해보자. A가 1억원이고 이자율이 2%인 사람은 1년에 200만원의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총 수입을 3200만원이라고 가정한다면 여기서 200만원을 추가로 자산(A)를 구매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이 투자 수익을 재투자한다면 매년 1200만원 이상의 자산을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수익률이 6%면 이 금액은 1600만원이 된다. K가 0으로 수렴하기 위해 필요한 기간은 각각 125년, 31.25년으로 줄어든다. 여전히 투자 수익이 상승하는 것은 포함시키지 않은 계산이다.4

이러한 계산식에서 무엇이 변수이고 무엇이 상수인지 생각해보아야한다. 그리고 내가 어떤 요소를 컨트롤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보아야한다. 사실 답은 이미 나와있다. L은 내가 결정하는 요소가 아니라는 점에서 상수로 보아야한다(L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넌센스다). 실제로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은 A와 r이다. A를 컨트롤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가 가진 모든 자산이 실제로 r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자산은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 우리가 아무런 수익을 내지 않는 어떤 자산을 r의 수익률을 내는 A로 바꾼다면 A는 그만큼 커진다. A를 늘릴 수 있는 최대 금액은 아무런 수익을 내지 않거나 A보다 적은 수익율을 내는 총 자산의 크기에서 결정된다. 다음으로 남은 것은 r이다. 앞서 보았듯이 단순히 r을 높이면5 K를 압도적으로 줄일 수 있다. A나 r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투자 밖에 없다. 여기에 투자를 배워야하는 이유가 있다.6


존 리 대표의 자동차 팔고 매년 수입의 10% 주식 투자하라는 주장은 이렇게 해석해볼 수 있다. 수익률이 없는7 자산을 처분해 수익률 있는 자산(A)으로 바꾸고, 투자를 해서 수익률(r)을 높여라. 같은 맥락의 얘기인 것이다.

이와 달리 근로소득(L)을 높이라는 주장도 있다. A는 제한적인 변수이고 r을 일정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지식 이상의 것을 필요로 한다.8 이런 관점에서 이자율이 낮은 사회에서는 노동 자산의 가치가 극단적으로 커지는데, 그렇다면 차라리 자신의 가치를 포장해서 L을 높이는 게 더 쉬울 수도 있다. 역설적으로 자신의 노동 가치가 커질수록 수익의 더 큰 비율을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연봉이 3000만원이라면 일 년에 천만원을 모으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연봉이 8000만원이라면 매년 3000에서 4000만원 정도를 자산에 투자할 수도 있다. 큰 그림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A와 r이 적절하게 유지된다면 L이 늘어나더라도 K가 0이 되는 시점은 오히려 짧아질 수도 있다. 결국 L을 높이는 것만큼이나 A를 관리하고 r을 끌어올리는 것은 중요하다. 결국에 세 가지는 함께 움직여야한다.


한 가지 이야기가 더 남아있다. 노동 자산의 절대적인 가치가 상당히 크다는 점이다. A가 부족한 사람에게 있어서 노동자산은 수입을 만들어내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수입이 있어야 자산을 늘릴 수 있다. 노동 자산은 일반적으로 수억원에서 십억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단기간 내에 대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를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없다면 절대로 일을 중지해서는 안 된다. 자산 수입이 없거나 적고 소비를 일정 이상 유지하면서 근로 소득이 중지되면 곧바로 순자산이 마이너스가 된다. 순자산이 사라지는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다. 일을 한 달 쉬면 이를 메우기 위해 2배 이상의 시간이 필요해진다. 근로소득을 중지하고자 한다면 최소한 순자산을 유지하기 위한 계획이 있어야한다. 순자산이 유지되더라도 순자산을 늘릴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돈을 모으는 과정(특히 초기)에는 이러한 공백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1. 노동자본이라는 표현이 좀 더 정확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어차피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는 아니므로 게의치 않는다. 
  2. 혹은 모든 자산의 수익률을 가중평균해서 r을 계산해야한다. 
  3. 실제로는 A가 곧 종잣돈인 것은 아니다. 종잣돈으로 r만큼의 수익율을 얻을 수 있는 자산을 매수했을 때 비로소 A가 된다. 
  4. 투자수익을 재투자한다면 이는 복리로 늘어난다. 둘째 해에 얻을 수 있는 자산은 1696만원, 셋째 해는 1797만원, 넷째 해에는 1905만원, 다섯째 해에는 2019만원, … 점점 빠르게 증가한다. 
  5. 좀 더 정확히 표현한다면, ‘높게 유지할 수 있다면’ 
  6. 물론 이 말이 투자를 배우면 r을 자유자재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7. 자동차는 효용이 있다. 자신에게 충분한 효용이 있다면 무조건 파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효용과 수익을 혼돈하지 않는다면 자동차는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자산이다. 이건 팩트다. 
  8. 5%-6% 정도까지는 위험을 관리하면서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모든 자산의 가중 평균 수익률을 계산한다고 했을 때 5%의 수익률도 상당히 높은 수익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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