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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PER 매수 전략은 투자인가, 투기인가

주가이익비율이 낮은 주식을 기계적으로 매수하는 전략이 다른 전략이나 시장보다 낫다는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찾을 수 있다. 한국 주식 시장에 대해서는 주식 시장을 이긴 전략들(박상우 저), 메트릭 스튜디오(문병로 저) 등에서 다루고 있으며, 효율성 시장 가설을 옹호하는 버튼 멜킬도 시장변화를 이기는 투자에서도 아주 짤막하게 저PER 전략을 소개한다.

저PER 투자의 성과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하지만 직관적으로 지나치게 저평가된 주가가 정상적인 주가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주가이익비율이 상승하고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이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저PER 투자 성과에 대한 백테스트는 기계적인 종목 선정으로 이루어져야한다는 점이다. 투자자가 이 전략을 사용하려면 정확히 이 절차에 따라야만 한다. “주식시장을 이긴 전략”들의 저자 박상우 씨는 이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 A종목, B종목, C종목,… 이렇게 20종목을 종목당 30만 원씩 동일비중으로 매수하세요
: 매수근거는 뭔가요?

: 저PER 11위부터 30위까지 종목입니다.

: 매수 종목들은 어떤 회사인가요?

: 글쎄요–; 뭘 하는 회사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엥!! 한 종목을 사더라도 뭘 하는 회사인지, 왜 사야 하는지 이유는 알고 사야 하지 않나요?

: 시장 가치에 비해서 저평가된 종목들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독자들에게 왜 매수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줘야 하는데, 이런 답변만으로는 곤란합니다. 좀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 음… 효율적시장가설이라는 것이 있는데…산조이 바수가 PER를 이용해서…저평가된 종목의 수익률이 높게 나타나는 이례현상이 있고…비체계적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수십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이러쿵 저러쿵…

: 그러니까, 왜 A, B, C,,,종목을 사야 되냐고요?
: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사세요!!

Rule Based Trading – 주식시장을 이긴 전략들(6) – 상대가치 투자전략 

이 때 다른 지표나 기업의 가치를 고려하면 안 된다. 다른 지표나 가치를 반영한 선택은 순수한 저PER 투자의 백테스트 결과를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다.

내 의문은 이렇다. 그렇다면 저PER 전략은 투자일까? 아니면 투기일까?1

이전 글에서는 나름대로 투자와 투기에 경계선을 그어보았다. 나는 주가이익비율에 기반해서 투자와 투기를 나눠보았다. 주가 상승이 이익의 성장의 결과이기를 기대한다면 이는 투자이다. 반면에 주가이익비율의 상승의 결과이기를 기대한다면 투기이다. 일반적으로 투자는 길고, 투기는 짧다. 워런 버핏처럼 영원을 이야기하는 극단적인 투자가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투자자는 투자자와 투기자의 중간 쯤 어딘가에 있다.

재미있게도 이 논리에 따르면, 저PER 전략은 투기의 극단에 서있다. 이유는 이렇다. 이 전략은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단기적으로 주가이익비율이 상승해서 주가가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되는 종목만을 매수한다. 어떤 전략이 이보다 더 투기적일 수 있을까?2

저PER 전략을 가치 투자와 비슷해보이지만 다르다. 본래 주기수익비율은 가치투자의 대표적인 지표로 알려져있다. 가치투자의 핵심은 종목 선정이다. (질적, 양적 모든 면에서) 우량한 기업을 찾아야하고, 이 기업의 주가가 충분히 저평가 되어있을 때 매수하는 전략이다. 즉, PER이 낮기 때문에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아니라, PER이 낮을 때 매수하는 것이다. 같은 지표를 사용하지만 완전히 다른 전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멋진 기업을 적당한 기업에 사는 게, 적당한 기업을 멋진 가격에 사는 것보다 훨씬 더 낫다.
It’s far better to buy a wonderful company at a fair price than a fair company at a wonderful price.

워런 버핏(1989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서한)

공교롭게도 워런 버핏의 이 이야기는 마치 저PER 투자와 가치 투자를 비교하는 것 같은 착시를 일으킨다.


  1. 여기서 투자와 투기는 가치판단을 포함하지 않는다. 투자는 좋고 투기는 나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2. 아마도 많은 규칙 기반 계량 투자 방법들이 이 정도로 투기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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