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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회계 입문편(도서/링크 모음)

제목이 거창하게 느껴지는데, 언젠가 한 번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 정리해보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투자 분야에는 진짜 투자 책들을 보면서 입문했는데, 이런 책들은 회계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주지 않거나 이미 알고 있다고 가정한다 😰. 워런 버핏 하면 투자자 정도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분이 투자를 학문으로 배운 사람라는 걸 생각하면, “Accounting is the language of business”라는 문장의 무게감이 다르게 느껴진다. 어쨌건 회계는 투자자라면 언젠가 거쳐야할 중간 단계라고 생각한다.

부기: 복식부기 가계부 후잉

전공 1년차 때 회계 원리 수업을 듣고, 이건 내 길이 아니구나 싶어서 10년 정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것 같다. 내 삶에 회계가 다시 고개를 들이미는 건, 참으로 얄궂은 일이라고 느껴진다.

내가 회계에 다시 입문한 건 비교적 하드코어하다고 느껴지는데, 바로 복식부기 가계부 앱 후잉이었다. 부기는 거래를 기록하는 방법이고, 회계의 가장 기초적인 부분에 해당한다. 그리고 후잉은 기업 회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복식부기라는 기법으로 가계부를 작성하게 도와주는 웹서비스이다 😓.

후잉을 써보면 복식부기가 이런 거구나 하는 걸 이해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 뒤에서 다루겠지만, 투자를 위한 회계에는 이런 게 필요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후잉을 쓰면 회계 분야의 가장 중요한 아이디어들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대변과 차변, 부기, 회계의 5대 요소(자산, 부채, 자본, 수익, 비용), 계정, 손익계산서, 재무상태표, 대차평형의 원리, 감가상각, 유동성 배열, 보수주의, 분식회계, 발생주의와 현금주의 등등. 후잉에 이런 개념들이 명시적으로 존재하는 건 아니고, 나중에 후잉을 쓰면서 고민하던 것들이 회계 분야에 이미 체화된 개념들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후잉은 기업의 재무회계 도구가 아니지만, 재무회계에 녹아있는 아이디어들을 훨씬 더 쉽게 배울 수 있게 해준다. 후잉에 적응하는데 몇 년씩 걸리기도 한다.

회계 공부를 시작하면서 재무회계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거나, 회계사 수준으로 IFRS 계정 항목들을 샅샅이 공부하겠다고 다짐한 사람이 아니라면, 후잉으로 가계부를 1년 정도 작성해보는 걸로 회계 쓰기 공부는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회계를 따로 공부하고 있는 기간이 길지는 않은 편인데, 후잉은 4-5년 정도 꾸준히 써오고있다. 이전에 후잉은 복식부기 가계부이자 자산 관리 도구이다라는 글에서도 소개했지만, 현재는 거래 기록은 하지 않고 재무상태표를 만들기 위한 결산만 한 달에 한 번씩 하고 있다.

복식부기로 가계부까지 작성할 시간이 없다면, 흥반장 님이 나온 팟캐스트라도 한 번 들어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후잉의 개발자 흥반장님은 대학 생활을 하면서 지인들과 돈을 빌려주고 받을 때 정확하게 정산이 되지 않는 데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회계 원리 수업을 듣고 정확한 계산을 위해 후잉을 개발하셨다고. 역시 수업 한 번 듣고 대변, 차변, 부기, 계정 이런 거 보고 기겁한 나같은 쪼쪼랭이와는 다르시다…

회계사의 회계, 투자자의 회계

길벗에서 나온 회계를 다룬 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는 두 권이 있는데 하나는 ‘회계 무작정 따라하기’이고, 또 하나는 ‘재무제표 무작정 따라하기’이다. 회계를 처음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앞의 책을 사야한다. 회계는 넓은 의미에서 투자를 위한 회계와 좁은 의미에서 법적으로 적절한 재무제표를 작성하기 위한 재무회계로 나눠진다. 내가 대학교 1학년 때 회계 원리를 공부하면서 이게 내 길이 아니라고 느꼈던 가장 큰 이유는 재무 회계가 아이디어보다는 정적이고 거대한 정보량이 압도 당하기 딱 좋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후자의 ‘재무제표 무작정 따라하기’는 정확히 재무회계를 다루는 책으로, 그냥 회계 분야의 교과서 중 하나다. 투자를 위해 회계를 시작하는 사람이 볼 내용은 아니다.

권재희 님의 ‘회계 무작정 따라하기’에서는 회계 문법을 이해하는 회계 원어민과 회계 정보를 활용하는 회계 외국인을 분리해서, 독자를 철저히 ‘회계 외국인’이라고 가정하고 회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가볍게 시작하기 좋은 책이다.

이런 주장을 좀 더 강화해서 사경인 님은 차변, 대변, 복식부기를 이해해야한다는 건 운전하기 위해서 용접부터 해야한다는 주장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천영록:: ‘투자자들을 위한 회계 공부는 회가사들이 하는 회계 공부와 상당히 달라야 된다.’ 란 말씀을 하시잖아요. 왜 달라야 되죠?
사경인:: 사실은 상식이에요. 상식인데, 많이 오해하시는 게, 그 말씀을 하시거든요? “너, 차변 대변은 볼 줄아냐 당연히 차변 대변, 복식부기의 원리를 알아야지 그게 회계 공부고, 투자를 할 수 있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데 개인적으로 그게 말이 되게 잘못됐다고 봐요. 그분들 주장은, 재무제표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그 “복식부기의 원리를 알아야지, 그걸 네가 읽고 해석할 수 있다.”인데 그게 딱, 무슨 얘기랑 똑같아져버리냐면요. 운전을 하는데, 자동차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원리를 알아야 운전이 가능하다 하면서 ‘그러니까 처음에 운전을 할 때는 용접부터 배우는 거다’ ‘용접을 해야지 차를 운전할 수 있다고?’ 되게 이상하잖아요. 차변 대변, 복식부기라는 건 ‘회사가 뭔가 거래를 이루어지면 그걸 어떻게 재무제표를 만들어서, 투자자한테 보기 좋게 보여줄 거냐.’ 품질 검사를 하는 거죠. 재무제표를 공시하기 전에 회계사들이 보고 적정하냐, 부적정하냐 이런 것들을 가지고, ‘이 회사랑 재무제표랑 일치한다, 내보내도 되겠다. 공시해라’ 이걸하는 거지, 복식부기의 원리는 만드는 사람들이 고민하는 거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재무제표를 가지고 우리는 이 회사에 투자를 할지 말지, 이걸 의사결정을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운전을 하기 위해서는 차 핸들 조작이나, 액셀, 브레이크 밟는 방법, 이런 걸 공부해야지 용접이나 칠을 공부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만드는 쪽에서 하는 회계 공부랑 이용하는 쪽에서 하는 회계 공부는 전 달라야지 된다고 봅니다.
회사를 이해하려 한 적 있는가? (feat 사경인 1) 중에서. 강조는 추가.

Julius Chun 채널의 사경인 님 인터뷰는 회계사의 회계와 투자자의 회계의 차이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회계 기초를 공부하기 전에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을 잡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투자를 위해 회계 공부한다고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따야겠다고 생각한다면 곤란한 일이다.

회계 기초

정말로 회계가 처음이라면 이런 단편적인 영상들도 큰 도움이 된다. 처음에 모르는 건 계속 검색하면서 배우는 수밖에 없다.

기초적인 내용을 많이 다뤄주시는 윤정용 회계사 님의 유튜브 채널.

윤정용 회계사 님 채널은 신사임당에 나온 편을 보고 인상 깊어서 알게되었는데, 어떤 내용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 나중에 다시봐야지…

윤정용 회계사 님은 ‘직장인이여 회계하라’는 책도 쓰셨는데, 아직 읽지는 못 함.

개인적으로 회계 공부에 한 획을 그어준 기초 책은 이와타니 세이지 씨의 ‘세상에서 가장 쉬운 회계학 입문’. 글씨도 큼직큼직하고 200페이지도 안 되는 얇은 책이지만 재무제표들 간의 관계를 배우는 데는 으뜸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원제는 ‘빚을 갚으면 돈을 버는 거야?(借金を返すと儲かるのか?)’로 돈을 갚는다는 게 회계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해설한 책이다. 메인 주제도 흥미롭지만, 그 과정에서 재무제표 간의 관례를 해설해주는 게 정말 훌륭한 책. 부기에 대한 내용 없이 회계 분야의 기본 아이디어들을 설명해준다는 점에서도 아주 좋은 책이다.

후잉에는 비용수익 탭과 자산부채 탭이 있는데 재무회계로 치면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에 해당하는 메뉴이다. 개인적으로 재무상태표는 거의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생각하고 사용해왔는데,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 사이의 관계를 두루뭉실하게만 이해하고 몇 년 동안 사용해왔다. 그런데 이 책을 만나면서 이 두 개(정확히는 자본 변동표를 포함해서)가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조각이라는 걸 이해할 수 있었다. 표지를 자세히 보면, 퍼즐 조각이 그려져있다.

회계의 역사: 그 아이디어들은 어디에서 왔는가?

회계의 주요 아이디어들을 정리해주는 한 권. 나는 이 책이 지루하게 느껴져서 그렇게 좋은 책이라는 생각은 못 했는데, 회계 분야의 주요한 아이디어들을 한 번 쭉 훑어보기에는 이만한 책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지루했던 건 대부분 이해하고 있던 내용을 반복해서 그랬던 것 같다.

돈의 흐름이 보이는 회계 이야기가 회계의 주요 개념들을 다룬 책이라면, 부의 지도를 바꾼 회계의 세계사는 회계의 주요 개념들이 어디서 등장하고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은 회계책이라고 하기엔 너무 재미있는 역사책이다. 이 책만큼 회계의 아이디어들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잘 설명해주는 책은 지금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 무연고 주주는 어떻게 생겨났는가?
  • 재무제표는 어떻게 발명되었을까?
  • 감가상각은 어떻게 발명되었을까?
  • 왜 결산은 매년 하는 것일까?
  • 기업은 왜 기업 정보를 공개해야할까? 심지어 주주가 아닌 사람들에게조차?

이런 건 다른 데서는 배우기 어렵거나, 단편적으로만 접하게 된다. 지인 분이 일본 책에서 나오는 ‘일화’는 신뢰가 떨어진다고 얘기해주시긴 했는데, 그걸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좋은 책이다.

아직 못 읽었지만,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제이컵 솔의 ‘회계는 어떻게 역사를 지배해왔는가’도 조만간 읽어볼 예정.

회계 기초를 조금 넘어서

디피 님의 실전 스타트업 회계. 훅 치고 들어오는 느낌이 들지만 이 정도 내용이 쉽게 이해된다면 기초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었던 영상. 회계 외국인에게는 꽤 어려운 내용이라고 생각함. 참고로 2강이지만 0강, 1강은 회계 강의가 아님.

이미 이 분야에서 너무 유명하신 사경인 회계사 님 유튜브 채널. 채널에 영상은 별로 없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헬스케어 분식 회계 관련 시리즈는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다. 한국경제에 나오셨던 내용은 스크랩만 해두고 아직 보지는 않음.

재무제표 모르면 주식투자 절대로 하지마라 책도 유명함.

개인적으로 앞 부분 읽으면서 ‘부실 기업 피하는 법’ 정도로 느껴져서 완독을 안 했는데, 조만간 다시 읽어볼 예정.

가치 투자를 지향하는 회계사 님의 소소하게크게 채널.

가끔씩 Dart 들어가서 같이 재무제표 보는 영상들이 있는데, 그런 영상들이 많이 도움이 된다.

최근에 알게 된 블로그. 리디북스, 컬리, 하이퍼커넥트, 무신사 등 스타트업 재무제표를 해설해주셔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아는 분들은 알겠지만, 한국에서는 상장 기업이 아니더라도 특정 요건을 갖추면 의무적으로 1년에 한 번 감사보고서를 공시해야한다. 스타트업이나 비상장 기업의 경우 이 감사보고서를 통해서 많은 정보들이 알려진다.

회계 관련 기사 연재 시리즈.

그 외에 요즘 읽고 있는 책들.

비상장 주식에 관심이 있다면, 와디즈, PSX, 엔젤리그에 올라오는 내용들도 참고할만함.

와디즈에서는 감사보고서도 공개 안 되는 비상장 기업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이 때 기업에서는 다양한 정보를 공개하게 된다.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어떤 정보를 공개하는지, 비상장 기업의 재무제표, 밸류에이션 등 다양한 것들을 공부해볼 수 있다. 정말 땡큐하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됐으면 국가별 공식 공시 사이트에서 사업보고서 찾아보는 게 제일이긴 하다. 가장 신뢰할만하고 가장 가치있는 정보원이 바로 여기에 있다. 대부분의 기사나 뉴스도 여기서 나오는데, 실제로 사업보고서까지 열어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참고로 요즘 회계 정보는 XBRL 형식(XML)으로 정형 데이터로도 제공되기 때문에 데이터 분석도 가능함. 근데 관련 정보는 거의 없기는 하다. Dart에서도 사업보고서에서 XBRL을 제공함.

그 외에 회계 관련 책들

올 설 연휴 내내 최종학 교수 님의 ‘숫자로 경영하라’ 시리즈를 완독했다.

이 책은 회계와 현실 경영 세계를 이어주는 다리와 같은 책이 아닐까 싶다. 경영 분야에 있었던 다양한 사건들에 대해서 회계의 관점에서 풀어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경영 분야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유명했던 사건들이 다수 등장하는데, 회계의 관점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앞으로 3번은 더 읽어가며 체화해야할 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처음 읽는 사람이라면 순서대로 읽기 보단 가장 최신 사건들을 다룬 4권부터 읽는 걸 추천.

책에 실린 내용들은 동아비지니스에 연재한 \<회계를 통해 본 세상> 시리즈와도 겹친다(기사는 유료 구독해야 볼 수 있음).

아래는 직접적으로 회계 책은 아니지만, 재무비율을 다룬다는 점에서 공부하면서 같이 봐도 좋을 것 같은 책들.

슈퍼 스톡스는 PSR을 다룬 책인데, 아직 다 못 읽음.

이것도 회계랑 직접 상관은 없지만 27년간 한국 거래소에 계셨고 현재는 금융독서포럼 대표를 맡고 계신 김정수 님의 주가 조작, 내부자 거래 이야기. 주요 내용은 미국 이야기로, 같은 주제로 한 책도 나와있음.

재무 정보 사이트

국내 기업 정보 / 재무 정보 잘 정리된 곳은 FnGuide가 유명한데, 유료 서비스로 써본 적은 없음. 1일 이용권도 있다고 한다.

아이투자에서는 10년치 주요 재무정보 확인할 수 있다. 유료 구독도 있는데 이용해본 적은 없음.

NICE평가정보에서 제공하는 상장온라인. 기업의 기본적인 정보들과 재무정보를 확인하는데 도움이된다. K-OTC용 페이지도 있다.

개인적으로 주로 활용하는 사이트는 모닝스타의 Key Ratios와 Financials 탭. 모닝스타의 좋은 점은 전세계 (거의) 모든 기업들의 10년치 정보를 볼 수 있다는 점!

Key Ratios와 Financials 탭은 구 페이지로 가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데, 위의 주소를 직접 수정해서 사용해야한다. t 값에는 종목 코드면, region에는 지역 코드명을 넣어야한다. 한국은 kor, 미국은 usa, 베트남은 vnm, 일본은 jpn, 네덜란드는 nld, 캐나다는 can, 호주는 aus 등등. Key Ratios에서는 10년치 주요 재무정보를 볼 수 있고, Financials에서는 무료로 5년치 재무제표를 조회할 수 있다. 전 세계 기업들을 조회 가능해서 새로운 기업 알게 되면 한 번 쯤은 열어서 훑어보는 편이다.

한국의 스넥이나 미국의 시킹알파에서 (유료구독 시) 장기간의 재무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구독해보진 않음. 미국은 더 길게 제공해주는 서비스도 찾아보면 있을 것 같은데, 따로 찾아보진 않음.

오늘은 끝!

, nacy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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